[잡설]실버타운, 실버스테이,시니어타운?

실버타운과 요양원의 혼용,용어정리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고령 인구 비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인을 위한 주거시설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와 지자체는 ‘노인복지주택’, 흔히 ‘실버타운’으로 불리는 고령자 전용 주거시설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민간사업자들도 부동산 불경기에 수익사업으로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버타운이라는 용어가 요양원, 시니어타운 등 다양한 시설과 혼용되어 쓰이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에서는 실버스테이 사업이라는 실버타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이게 정식 용어인지 상품명같은 브랜드인지 혼란스럽다. 이는 단순한 언어의 문제를 넘어, 실버산업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실버타운의 정의부터 명확히 해야 할 때

실버타운은 원래 건강한 노년층이 자율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설계된 주거시설이다. 다시 말해, 노인복지주택으로서의 기능에 초점을 맞춘 형태다.

노인복지법에 의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노인들의 주택이 노인복지주택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실버타운’이라는 명칭 아래, 중증 요양이 필요한 노인요양원까지 혼용하여 사용하고 광고하게 있어 그 개념이 뒤섞이고 있다. 의료 중심 시설과 문화 중심 복지시설이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상황은, 입주 희망자와 그 가족들에게 적절한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노후에 실버타운에서 끝까지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버타운이 단순한 주거시설이 아닌 노후의 마지막 주거지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한다. 지금처럼 일정 시점이 되면 요양원으로 전환해야 하는 구조는 고령자들에게 큰 불안을 안긴다.

규모가 있는 실버타운은 요양원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으나 결국 실버타운이 고령자를 고려한 진정한 노인복지 주택이라면 그 안에서 요양서비스까지 제공 가능한 '통합 돌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실버타운 입주자가 건강 상태 변화에 따라 다른 시설로 이동하지 않아도, 한 공간에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버타운 확충보다 ‘삶의 질’을 우선하라

지금도 정부와 지자체는 실버타운을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고령자 주거복지 정책은 ‘수량’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본다. 실버타운 내 거주자의 건강상태, 심리적 안정, 사회적 관계망 등 다양한 삶의 요소를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문화 활동, 여가 프로그램, 정서 지원,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 등은 단순한 시설 운영을 넘어서, 노년층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실버타운, ‘노후의 품격’을 보장하는 공간이 되어야

노년은 누구에게나 도래하는 삶의 한 시기다. 이 시기가 편안하고 존엄하게 유지되어야 사회 전체가 건강한 구조를 이룰 수 있다.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실버타운이라는 이름 아래 시설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돌봄 서비스와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다. 실버타운이 진정한 ‘노후의 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책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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